K-POP/EP

[#30 K-POP] 실리카겔 - Macine Boy

popduck 2024. 10. 7. 05:06

실리카겔 - Macine Boy
실리카겔 - Macine Boy

안녕하세요. 음악을 좋아하는 팝덕 '팝오리'입니다.

 

오늘은 2023년 4월 25일 발매된 

실리카겔의 미니 3집 'Macine Boy'에 대해서 리뷰해보려고 합니다.

ARTIST

실리카겔
실리카겔

- 이름 : 실리카겔
- 국적 : 대한민국
- 소속사 : WMMM
- 데뷔일 : 2015년 8월 21일

 

TRACK LIST

실리카겔 - Macine Boy
실리카겔 - Macine Boy

 6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INFORMATION

실리카겔 - Macine Boy
실리카겔 - Macine Boy

[앨범 소개]

점점 위로 상승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돌연 새로운 출발 좌표를 찍는 밴드. 실리카겔은 이쪽을 향하고 있나 싶으면 어느덧 굴곡의 방향을 튼다. [Machine Boy]는 실리카겔의 새로운 출발점이자 변곡점과 같은 EP다. 그간 7장의 싱글을 통해 실리카겔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그 조각 조각을 맛볼 수 있었다면, [Machine Boy]를 통해 이들이 만들어 갈 세상을 마음껏 들여다보고 또 매혹되보자. 지나온 시간에 대한 축약본이라기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대장정의 오프너에 가깝다.

 

실리카겔의 음악은 차갑게 쓰여서 뜨겁게 연주되는 것 같다. [Machine Boy]에선 차가움과 뜨거움, 빛과 어두움, 이별과 출발 같은 반대되는 속성 간의 역학 관계가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유일하게 이름을 가진 인물이 등장하는 트랙 ‘Machineboy空’엔 빛과 어두움의 대비를 보여주는 캐릭터 머신보이가 등장한다. 스스로를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여기는 그는 자신을 캄캄한 지하실에 유폐한다. 그러나 문득 자신도 누군가와 연결된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빛이 있는 밖으로 한발을 내딛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엔 유독 자신에게 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목소리의 온도를 낮춘다. 그러나 네 멤버들의 감정과 생각, 에너지가 결합하여 한 자리에서 연주될 때 서사를 압도하는 뜨거움이 쏟아져나온다. 기계의 차가움과 소년의 뜨거움이 공존하는 머신보이처럼. 

 

[Machine Boy] 속 세계는 실험적이고, 혼합적이며 긴장이 감돈다. 새로운 소리는 실험성을, 여러 장르의 교차는 혼합성을, 결핍이 있는 인물은 현실과의 긴장을 담당한다. ‘Budland’는 선두에 서서 진보적인 소리를 선보이는 역할을 맡는다. 록이 전자 음악을 품은 걸까, 전자음악이 록을 품은 걸까. 답을 맞혀보는 와중에 ‘Machineboy空’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독주는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선택지를 추가하게 한다. 실리카겔은 이번 EP에서 밴드의 앙상블에 초점을 맞췄다. 멤버들은 각자 멜로디를 쓰고 모두 모여 함께 연주하며 음악으로 만들었다. 그러니 장르의 혼합은 의도된 게 아니다. 누군가의 곡이 우리의 곡이 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현상일 뿐. 

 

6년이란 시간 동안 실리카겔의 곁엔 함께 밴드의 미래를 도모하고 준비해주는 동료들이 생겼다. 이번 EP 실리카겔, 모두의 결정이 한데 모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많은 사랑과 함께 향하는 실리카겔의 여정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 기대된다. 여정을 즐기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글자 하나하나를 해체하고 해독할 필요도 없다. 그저 이들의 세계와 나의 세계가 만나는 그곳에서 자유롭게 노닐어보자. 마음대로 상상하기도, 때론 머신보이와 닮아있는 나의 결핍을 발견하기도, 그리고 결국엔 따뜻한 해결책을 손에 쥐고 나오면 좋겠다. 자신하건대, 듣고 나면 전과 같지 않은 자신을 자각(realize)하게 것이다.

 

[신샘이]

REVIEW

01. Budland

더보기

https://youtu.be/9s_G8Dv25uI?si=YuiWmNu-ZeMilUuD


당신은 겁이 나서
낮에도 깨 -
눕지 못해 -

천 개의 혼 앞에서
웃지 못해 -
숨지 못해 -

please don't worry about me
please don't worry about me
please don't worry about me
please don't worry about me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가족의 꿈 앞에서
사랑 따위 없대 -
그딴 것 없대 -

꼭 수호해야 한다는 규칙
이제 그만해 -
제발 그만해 -

please don't worry about me
please don't worry about me
please don't worry about me
please don't worry about me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야바히바라히요

02. Mercu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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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e1neDPgExQ?si=LASrbNim-1hlcyiJ


나보다 못난 건 없어
비겁한 모습만 있어
엽기적인 생각들과
수치심만 느꼈어

역겨운 사람과 싸움을 했어
애석하겠지만 승자는 없어
내 귀에 네가 낳은 알이 있어
내 맘속엔 항상

세상엔 아름답지 않은
사건들만 알려지고 있다고
내 맘엔 그런 빌어먹을 바이러스들이
잠시

One million & Power supply
For babyface & Peace makers said "We can't fly"
Flame
(Woo)
We can't fly
(Woo)
This is the fake life
Life is not wonderful

03. Rea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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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0CZJZDPyAZY?si=JmknchfeK_BmdfKu


지금 널 잊어줄게
혼자 무섭지만 이런 것쯤 견뎌볼게

나지막이 걸을 때
들킬 듯 말 듯 지켜보고 선 사람들

웃음을 참게 돼
눈물이 멎게 돼
부끄러운 모습들만

이렇게 이렇게

Please
Release
다시 돌아갈 순 없을 거라고 난 생각해

So Please
Realize
이제 더는
앞서갈 필요도 없지

눈물을 참게 돼
기억을 잃게 돼
부끄러운 모습들만
이렇게 이렇게

지금 널 잊어줄게
혼자 무섭지만 이런 것쯤 견뎌볼게

나지막이 걸을 때
들킬 듯 말 듯 지켜보고 선 사람들

고백을 하게 돼
리듬을 잃게 돼
부끄러운 모습들만
이렇게 이렇게

Please
Release
다시 돌아갈 순 없을 거라고 난 생각해

So Please
Realize
이제 더는
앞서갈 필요도 없지

04. Machineboy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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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IC6Z49SSTQ?si=QEZ8d5OpkPRDHDyJ


장악할 새도 없이 감금 상태에서 벗어났다
내 꿈은 무엇인가?
생존에 바빠 잊었다
바람이 통한다는 게 꽤나 간지럽지만
익숙해지지 않으면 다시 지하에서 널 쫓을 것 같다
이제는 너도 전의 모든 모습을 잊었지만
이런 나도 사랑의 중요함을 알 수 있을까?
이런 나도 사람의 움직임을 구현해낼 수 있을까?
이런 나도

05.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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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3-0lgSTmZc?si=NPCp2LCI2_XhzBQh


Don't listen to anybody's advice, just don't

06. NO PAIN (Fire-Toolz Re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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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ULJzPOnOeU0?si=QwvYQ8Bh7LHC1DA3


내가 만든 집에서 모두 함께 노래를 합시다

소외됐던 사람들 모두 함께 노래를 합시다

우리만의 따뜻한 불, 영원한 꿈, 영혼과 삶

난 오늘 떠날 거라 생각을 했어

날 미워하지 마

No pain, no fail, 음악 없는 세상

Nowhere, no fear, 바다 같은 색깔

No cap, no cry, 이미 죽은 사람 아냐, 사실

태양에 맡겨 뒀던 가족과 모든 분들의 사랑

밤안개 짙어진 뒤 훔치려고 모인 자경단

난, 난 오늘 떠날 거라고 생각했어

날 미워하지 마

No pain, no fail, 음악 없는 세상

Nowhere, no fear, 바다 같은 색깔

No cap, no cry, 이미 죽은 사람 아냐

No pain, no fail, 음악 없는 세상

Nowhere, no fear, 바다 같은 색깔

No cap, no cry, 이미 죽은 사람 아냐, 사실

 

RATING

실리카겔의 독특한 사운드와 실험적인 접근을 더욱 발전시킨 앨범으로, 한국 인디 음악 씬에서 점차 두각을 나타내는 밴드의 색깔을 강하게 드러낸 작품입니다. 이 앨범은 슈게이즈, 일렉트로닉, 포스트록의 다양한 요소들이 혼합되어 있으며, 그들의 시그니처 사운드인 몽환적이면서도 밀도 높은 사운드 레이어링이 돋보입니다.

 

Machine Boy는 전반적으로 풍부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자랑합니다. 기타, 신디사이저, 드럼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각 트랙마다 특유의 공간감을 부여합니다. 특히 “Machine Boy”와 같은 트랙은 반복적인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이 만나 청자에게 묘한 감동을 줍니다. 이는 My Bloody Valentine이나 Slowdive와 같은 슈게이즈 밴드들의 사운드와도 유사하게 느껴지지만, 실리카겔은 이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냅니다.

 

앨범의 트랙 구성이 다소 일관되게 이어지지만, 각 트랙이 가지는 미세한 차이점들이 반복적인 청취를 할수록 더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예를 들어, Ariel PinkMGMT 같은 사이키델릭 팝 밴드들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비교될 수 있지만, 실리카겔은 이와 달리 조금 더 어둡고 차분한 톤을 유지하며 독특한 음향적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각 트랙의 세심한 프로덕션과 사운드 레이어링은 그들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새로운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러한 점은 특히 헤드폰으로 들을 때 더욱 극대화됩니다. 또, 이 앨범은 단순히 실험적인 사운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인 울림을 전달합니다. 멜랑콜리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어 청자로 하여금 깊은 몰입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앨범 내내 유지되는 기계적인 분위기와 인간적 감정의 충돌은 흥미로운 대비를 이루며, 테마적으로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독특한 사운드가 장점인 동시에, 대중적인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번에 리뷰한 것처럼 실리카겔의 가사는 좀 특이하다보니 새로운 청자들에게는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트랙 간의 변주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트랙은 리듬이 지나치게 반복적이어서 변화를 원하는 청자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리카겔의 Machine Boy는 현대 인디 음악이 나아갈 방향을 잘 보여주는 앨범입니다. 이 앨범은 사운드 실험을 사랑하는 청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며, 슈게이즈와 포스트록, 일렉트로닉의 요소들이 결합된 독특한 사운드가 인상적입니다. 다만, 그들의 스타일이 가진 특성상 대중적인 성공을 기대하기보다는, 음악적 깊이를 탐구하는 청자들에게 더 적합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네요. 특히 인디밴드의 성공을 꿈꾸시는 분들은 실리카겔의 음악에 더 몰입하실 것 같아요.